친구야, 무엇이 그리급해 그렇게 떠나야만 했었니?
여러번 말했지만 40 이전엔 그저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눈코뜰새없는 바쁘기만한
생활의 나날속에서 주변을 둘러볼수있는 여유도 없더니 40중반에 들어서서
갑자기 찾아드는 외로움.
인터넷을 뒤지다보니 눈에 확들어오는 동갑내기방.
어찌나 반갑던지 약관이고 나발이고 따위는 개의치도 않고 덥석 가입을 하였다.
기왕 내친김에 시골에서 다녔던 초등학교 동창모임이 있지않을까 검색하니
떠오르는 동기동창 카페.
눈물이 쑥 나오도록 반가운 마음에 가입을하니 이미 38년이나 지난세월에도
기억해주는 동창이 있더라.
동창생 모임에 나가서 38년만에 만나본 친구들,
10대초반에 헤어져 40대 후반에 만나니 그 얼굴들이야 많이들 변했지만
그래도 몇몇은 기본바탕이 변하지 않아서 그래도 알아볼수있는 친구도 있더라.
그 반가움이라니....
그중에서 한동네에 살면서 초등학교 입학전부터 그저 넌 엄마, 난 아빠.
소꿉장난 단짝이던 계집애.
남 명애.
중년의 나이에만나 비록 옛모습이야 아니더라도 그 순수했던 마음은 어디갈려고.
그 어린시절에 장난하던 얘기를 해주니 이런...
이 계집애는 거의 기억을 못하네.
고이헌....
그래도 괜찮아 친구야.
그저 너를 이렇게 만나는 것만으로도 반갑고 고마워.
"명애야. 네가 내 첫마누라인거 잘알지?"
"그러니까 네가 내 첫사랑이란 말이다. 이친구야."
그리고는 둘이서 배를잡고 한참을 깔깔거리고 웃었지.
그렇게 38년만에 만난 우리친구.
그런데 이게 무슨 청천벽력 이란말인가.
2008년 10월 12일,
동창회에서 연락이왔다.
그여친이 위암으로 서울 순천향병원에 입원했다고.
동창들이 가보니 본인은 초기라 알고있는데 담당의사를 만나보니
고개를 젓더랜다.
이런...........
그런데 병문안이라도 한번 가봐야 되는데 뭔놈의일이 이리도 꼬이나.
이래저래 핑계만대고 나중에 가보지 하다가 오늘 11월21일 08시20분에
도달한 동창의 문자메시지.
"ㅇㅇ 친구, 금일 05시경 사망."
젠장할...........
그리도 급했니?
친구야.
저승에 가는길이 곱게도 밟히더냐?
그래서 오늘새벽꿈에 네가 나에게와서 내등에 업혔던거니?
내등에 업혀서는 그렇게도 좋아하더니.....
근데 꿈속에선 그게 누구인지 몰랐다.
얼굴없는 모습이어서 말이야.
근데 그게 너였더란 말이냐?
출근하는 내내.
출근해서도 오늘따라 이상하게 자꾸만 네생각이 뇌리에 떠나질 않더니
이런 부고를 받느라 그랬단 말이니?
이 고약한 친구야.
뭐라 말이라도 하고떠나지.
기껏 꿈속에와서 업어달라 한말이 전부란 말이냐?
에그...
더이상 못쓰겠다.
그저 너의 명복을 빌면서 여기서 마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