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혼자서 2박3일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벌써 10년도 더 지난일이지만,
아이들 둘을 키우면서 홀시아버지 모시는데다가 아침일찍 나갔다
밤늦게나 들어오는 남편.
들어왔다고 곧바로 마님품으로 난짝 들어오는것도 아니고 아버지방에
막거리한병 가지고 들어가면 밤늦어도 나올줄 모르는 남편을 또기다리고....
기껏 아버지 방에서 나와가지고는 술취한 목소리로 한다는 소리가
"자자."
그러고는 혼자서 이불위로 벌러덩.
그러니 하루종일 기다리던 남편이란 작자가 기껏 와가지고는 아버지랑만
떠들다가 혼자 자버리니 그 심정이야 오죽했을려고.
그외 아내의 시집살이 고생담을 어디 몇글자로 표현이나 가능하리요.
암튼 이래저래 힘든 시집살이를 하던중에 아우가 이제는 자기도 아버지를
모셔봤으면 좋겠다는것을 아버지야 당연히 장남인 내가 모셔야지 뭔소리냐고
거절했더니 아니 이녀석이 자기도 아들인데 아들노릇좀 해볼렸더니 거절한다고
아주 행패를 부리기까지 하는데다 제수는 또 자기도 며느린에 며느리역할도
해보고 싶다네그려.
암튼 요즘에 보기드문 효자효부라.
가시기 싫어하시는 아버지께 저녀석이 하도저러니 한 일년정도만 가서계시라
말씀드리고 아우네로 모셨다.
아버지가 아우네로 떠나시고 몇일후,
아내가 슬며시 말하기를 심신이 많이 지쳤으니 2박3일동안만 여행좀 보내달란다.
여자혼자서 여행을?
아니 뭔일을 당할지 어찌알고.
혹시 이여자가 애인이라도?
허허허
별생각을 다하면서도 어찌 여자혼자서 여행을 하느냐고 허락치 않았다.
몇일을두고 조르는데 허허참.
정말 가고싶기는 엄청나게 가고싶은가보다.
혼자서 곰곰 생각해보니 나자신도 혼자서,또는 여럿이서 여행도 많이해봤건만
나는 아무런 사고(이성간의 사고도 포함)도 없었는데 아내라고 꼭 사고가 있으란
법이 있을것인가.
얼마나 심신이 지쳐있으면 저렇게까지 사정을할꼬.
하는생각에 다녀오라하니 그렇게 좋아하는것을.
2박3일간 부산을포함한 몇군데에 여행중이라 전화해가며 다녀온 이사람.
마음의 짐을 다 내려놓았던가?
밝아진 얼굴로 집안에 들어서니 내 기분도 환해지는것 같더라.
에그,
진작에 보내줄껄.
허허허....
그런데.........
그날 이후로 혼자여행커녕.
그저 쉬는날에도 자기곁에서 남편이 떨어질세라 옆에서 꼬옥 쥐어짜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