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차통근.
근무가 점점 길어지다보니 산에갈 시간이 자꾸만 줄어들고,
그러다보니 운동은 점점 멀어져 가는데 그나마 담배끊고 난다음에는
운동을 조금만 게을리해도 당장 배부터 튀어나온다.
이놈의배를 집어넣는데 가장 좋은방법은 굶는건 자신도 없거니와 사는게뭔가?
먹는 재미빼고 무슨맛으로 살꼬?
그러니 뭐니뭐니해도 역시 운동이 최고라.
그런데 산엘 못가니 방법은?
어차피 회사에 다니는것,
그시간에 운동겸 차는 기름값도 비싼데 자전거를 타기로 결심하고 아내에게
자전거를 사겠다니까 이 마눌,
그저 바가지부터 시작이다.
자전거를 얼마짜릴 살려고 그비싼걸 사느냐고 쫑알쫑알....
그래서 한마디, 큰소리로 잘라말했다.
"거뭐 비싸봐야 얼마이겠어? 어차피 운동용으로 사는건데."
"20만원 중반대의것을 사가지고 내가 그값을 5개월내에 빼줄께."
막상 처음자전거로 출근해보니 호기롭게 시작한것과달리 이것참 죽을맛이데.
거리가 8.8 킬로미터인데 중간에 수백미터짜리 언덕이 두군데있고 처음이다보니
아주 낑낑거리며 겨우 50분만에 회사도착.
그래도 힘은 들었어도 등산으로 다져진 다리근육 덕분인가?
알이배기지는 않는다.
그렇게 시작한 잔차통근.
처음에 헥헥거리며 50분걸리던 거리가 약 3개월 타다보니 23분으로
단축이 되었고 언덕도 언덕이지만 신호등 건너는곳이 3군데 있다보니
기록이 더 단축되는데는 한계가 있더라.
그럭저럭 빠르다고는 할수없지만 그조건에서 그래도 평균 시속 23km/h 는
유지되니 이나이에 그게또 어딘가?
그런데 다시느낌이,
산을타는것은 다리근육중 허벅지가 주로 힘을쓰는데 잔차는 종아리가
힘을 주로 쓰는것 같더라.
어느새 탄탄해진 종아리근육을 그윽히 바라보던 우리아내.
한번 쓰윽 쓰다듬더니 흐뭇한 미소한방 날려준다.
그런데 그 미소가 어째 좀 음흉해 뵈는게 나만의 생각인가?
잔차값 5개월안에 뽑아준다는것?
차 기름값 아낀것만 가지고도 3개월만에 빼줬다.
기름값 않들지,
건강해지지.
나 요즘 자전거에 푸욱 빠졌다우.
거기다 뽀너스로 추가된게 있는데 그게뭔지는 미성년자에겐 않갈쳐주지. ㅎㅎㅎ
아니 5년전부터 시작된 얘기지만. 허허허...
p.s
10월 14일,
퇴근하던중에 안장이 자꾸만 뒤로 넘어간다.
내려서 살피니 안장을 지지해주던 파이프가 부러져 버렸다.
5년간을 내 엉덩이 밑에서 고생하며 나의건강을 지켜주던녀석.
아쉽고 섭섭하면서도 고이보내(결코 버린게 아니다)주고는 새자전거를 구입했다.
안녕.
수고많이한 잔차야.
그동안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