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게 산에 왜 오르느냐고 묻거든.........
난 그저 산이 좋아서 오른다고 대답할것이다.
대답 할.......것이다???
여태껏 물어본 사람없고 물어볼 사람또한 없을것 같아서... 허허허.
어제 7일날은 아내와함께 오랫만에 설악산 공룡능선을 섭렵하였다.
6일날 저녁 6시 20분에 집을나서 설악동입구 야영장에서 술한잔하고
잠을 청하니 밤 12시.
새벽4시에 기상하여 졸린눈 비벼대며 아내가 끓여내온 순두부찌게로 아침을먹고
아침 6시 20분부터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이런...........
비선대를 지나 마등령으로 오르다보니 몸의 컨디션이 엉망진창 그대로가 아닌가?
이렇게 힘들수가.
약 30계단 오르고 한번쉬고 또오르다 쉬기를 반복하니 아주 죽을맛이라.
아내는 그만하고 뒤돌아 가자고하는데 이또 무슨고집이....
오산촌놈이 설악산 골짜기 한번오기가 어디 쉽냐고,
잠깐 몸이 않풀려 그런거니 조금더 가보자고 하면서 마등령에 오르니
약 7.5 km 구간을 평소같으면 2시간 반만에 룰루랄라 하면서 오를거리를
세시간이나 걸려버렸네.
애고 삭신이야......
암튼 그 고집이 문제라니깐.
이미 올만큼 와버렸으니 되돌아 갈수도없어 그저 끝까지 GO,GO.
이놈의 무르팍은 어째이리도 뻐근한가.
이런적이 없었는데.
에어파스를 뿌려가면서 등산해보기는 또 난생 처음이었다.
그렇게 힘들게 설악동에 돌아오니 약 21Km 구간을 평소같았으면 9시간 30분이면
충분히 다녀올거리를 자그마치 10시간40분이나 걸리는 초유의 상황을 맞았다.
암튼 그래서 또한가지 깨달음이랄까?
그런걸 알게되었음이 그나마 다행일것같다.
사실 여지껏 모른게 아니라 그놈의 고집때문에 벌어진 일이지만.
1.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것은 젊은시절에나 할수있는 것이니 오기부리지 말라.
잘~~ 하면 후회할일이 많아질것이다.
2. 적당한 선에서 뒤돌아설수 있는것도 때에 따라서는 현명한 방법이기도 하다.
36계 줄행랑이든 작전상 후퇴든 아예 꼬랑지 내리고 도망을가든.
3. 잠을 충분히 잘수없으면 움직이지 말라.
하품하면서 산을 오르니 지까짓게.....
4. 7월부터 8월까지는 하루 3시간이상 산행을 자제하라.
지가 무슨 아직도 이팔청춘인줄 아는지 원.
그외 많지만 이정도하고 오늘은 아직도 뻐근한 무릎으로 사무실에서 현장으로
껄떡껄떡 잘도 돌아다니며 참견하고 있는중이다.
ㅎㅎㅎ
얼마나 일진이 않좋은 날이었는지 8만5천원짜리 등산스틱도 한개 잃어버렸다.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