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으이그~~ 내가 미친건가? 어째 이런일이...........

인천백작 2008. 3. 9. 04:41

어찌보면 별것도 아닌것을 가지고 너무 호들갑을 떠는게 아닌지 모르겠다만,

내가 이런일을 저지르리 라고는 생각지도 못해봤다.

 

3월1일날 오랫만에 시간을 낼수있었고 아직까지 완전히 완쾌하지못한

아내를 데리고 큰산을 다니기엔 무리인것같고,

그렇다고 쉬는날에 무료하게 집에만 있기도 그렇지만

한동안 운동삼아 동네야산에 슬슬 몸풀러 다닌것외에는 거의 두달동안을

딱히 외출이라고  해보지못한 아내의 콧구멍에 바람이라도 넣어줄 요량으로

충북 단양의 고수동굴이나 다녀오자고 단양으로 향했다.

 

계양해놓은 태극기는 딸에게 거두어 놓으라 이르고는 휴일이면서 주말이니

고속도로가 막힐것을 각오하고 출발했는데 의외로 도로가 한가하다.

 

단양에 저녁에 도착하여  하룻밤을 보내고 2일날 일요일에  고수동굴만 들르고는

늦어지면 차가 밀릴테니 올라가자는 아내의 말대로 집에 왔는데........

 

등산용 봄장갑이나 하나 사러가자네?

 

산이라고 다니긴 하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등산장비가 많아 하나하나 장만하는

중이기도하고 처음에 모르고 조잡한 장비를  샀다가 더 좋은것으로 바꾸어 나가기도 하는중이니  그러자 하고는 등산용품점에 가서는 2만8천원짜리 장갑을 아내것과

내것을 한켤레씩 고르고 거기에서 그쳤으면 별일이 없었겠는데........

 

아내가 여성용 봄등산 자켓을 고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하긴 봄자켓이라고 변변한게 없으니 하나사라 이르니 좋아하면서

진분홍색갈의 자켓을 입고 거울앞에 서는데 그모습이 참으로 환하구나.

 

그뒤에서 내가 하는말.

"어허, 참 이쁘구나."

"자네가 그옷을 입고 진달래밭에 서면 진달래가 자네인가,

 자네가 진달래인가 눈이 현란하여 구분하기 어렵겠구나."

 

 그말을 들은 남자 종업원이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하는말.

"신혼이세요?."

 

그런데 분홍옷은 싫다며 녹색바탕의 자켓을 들고오는데 자그마치

32만원짜리네그려.

어~따, 우라지게도 비싸구만 잉.....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계산을 할려고 하는데 어허?

아내가 이번엔 제것만 사기엔 미안했던지 남성용 자켓을 둘러보고있네?

 

"아, 이사람아, 난 있으니까 (회사에서 기념품으로 나온 봄 등산용자켓) 됐네."

하고는 말리는데도 이사람은 하나를 집어들더니 입어보라는 것이었다.

 

색갈도 그렇고 디자인도 참 맘에 들긴하는데 가격표를보니 자그마치

43만원 !!!

약간 망설이는내게 종업원이 다가오더니 아주 잘어울린다는둥.

멋지다는둥 바람을 넣어서는 아니지만 기왕입은걸 벗기가 싫더라.

애초에 보이지나 말것이지.

 

앞뒤 생각없이 들고나와 계산을 하니 이런........

80만 6천원........!

 

그래도 깊은생각없이 카드로 쓰윽 긁고는 돌아오는 차안에서 생각하니

이런..... 고약한.

아니 내가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 월급쟁이 주제에 20만원대에도

쓸만한 자켓도 많을텐데 40 여만원짜리 씩이나 샀단말이냐?

 

더구나 아내의 병원비도 아직 갚아나가는 중이고 돈쓸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따위 등산 자켓에다가 43만원 씩이나....... 

허허허..... 이런게 충동 구매라는거구나.

이런 한심한...........

 

어디가서든 술한잔 취한김에라도

"야, 오늘은 내가쏜다." 하면서 취중에 호기로라도 카드한번 긁어보지 않았는데

무슨 바람이 불어 이런일이....

어찌나 내자신이 한심하던지 한동안 말을 잃었다.

 

에그,

그런데 어쩌나.

기왕샀으니 이쁘게 입어야지.

앞으로라도 이번같이 분위기에 휩쓸려 엉뚱한 짓이나 하지않게 조심하면서 말이다.

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