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장례를 어떻게 모실까 고민중... 우리딸의 얘기. ㅎ
아직 멀쩡한 사람을 앞에놓고 이 무슨 황당한 얘기냐고 의아해 할수도 있지만
어찌보면 아주 현명한 생각이 아닐까?
나는 일이있어 못갔지만 아내는 언니내외를 따라서 친정에간 토요일저녁.
올해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다니는 딸과 술한잔을 나누며 딸의 남자친구와
앞으로의 장래. 직장문제등.
곰시랑 곰시랑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던중 느닷없이 딸이 묻는다.
(여기서 곰시랑~ 곰시랑 이라는말, 다정하게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연상되지않나? 나만의 생각인가?ㅎ)
"아빠와 엄마중에 어느분이 먼저 가실것 같아요?"
엥?
뜬금없이 뭔소리?
잠시 어안이 벙벙한듯이 앉아있는 내모습이 언짢아하는 모습으로 보였나?
우리딸내미, 황급히 말한다.
"아구, 제가 말씀을 잘못드렸나요?"
"허허허 잘못이기는......"
내가 40대 이전에는 죽음이란 그 말자체가 기분이 좋지않은 단어였지만
40을 넘으면서는 담담이 받아 들일수있는 지극히 평범한 단어가 되었노라고,
다만 네입에서 느닷없이 나오다보니 잠시 놀랜것 뿐이라고 설명을했다.
하긴 평소부터 우리부부는 사후에 화장하라 몇번을 말해주었으니 딸도 익히들어
익숙한 언어가 되어 있으리라.
그리고는 아무래도 떠남에있어 순서가 정해진것은 아니더라도 순리적으로 본다면
이 아빠가 엄마보다 먼저 떠남이 자연의순서 아니겠냐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딸이 하는말.
"그렇긴한데요. 엄마 아빠 하시는 모습을뵈면 아무래도 거의 동시에 떠나실것같은
생각이 드는데요?"
"먼저 아빠가 떠나셔도 엄마가 오래계시지 못하실것 같애요."
허허허...
친구들에게 팔불출소리 듣는것도 모자라 아이들에게까지 인정(?)을 받은건가?
그러면서 이어지는 우리딸얘기.
"워낙 두분이 산을좋아하시니 어느산에다 유골을 모셔야할지 그것부터 문제예요."
"설악산? 치악산? 월악산? 어느산이 좋을까요?"
ㅎㅎㅎ 삼대 악산은 다 나왔네그려.
"저도 산이라면 제법타잖아요."
"그러니 모시고 가는것에는 걱정마시고요. 히히히.
이런 이쁘게 고얀놈. ㅎㅎㅎ
"이놈아,"
"이 애비가 살아서 이 지구를 얼마나 오염시켰는데 그나마 죽어서까지
후손들이 대대로 물려받아야할 금수강산을 오염시키리?"
"납골당이든 수목장이든 어찌 후손의 땅을 죽어서까지 손바닥만한 크기라도
차지해서야 되겠니?"
그러니 쓰레기통이나 다른 유골들과 합쳐서 매장하지만 말고 따뜻한 양지바른곳에
흔적남기지말고 뿌려나 주면 된단다 로 말을 마쳤다.
그런데 이녀석 아직도 끝난게 아니네?
"그런데 아빠."
"두분의 유골을 함께 합칠까요? 아니면 따로따로 하나요?"
"아무래도 엄마 아빠는 유골까지도 떨어지지않게 합쳐야 될것같아요."
이런..........
행복한 젠장....
죽어서까지 팔불출을 만드네.허허허...
그래,
사랑하는 딸아.
그렇게 이 엄마 아빠가 다정하게 보였더냐?
그리봐줌에 감사하구나.
떠나는 그날까지 이런모습을 너희에게 보여주어야 할텐데.............
어참 !!!
한가지 않물어봤네.
오늘저녁에 다시 꼭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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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제사는 꼬박꼬박 지내줄거지?"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