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순진남. 24년만에 아내생일에 처음 꽃다발을.....
사람이 이렇게도 멍청할수 있을까?
아니,
차라리 좋게 말해서 순진하다고 하는게 맞을까?
연애시절이라야 워낙 짧은기간 이었다해도,
그이후로도 아내에게 야생화 한송이 꺽어준적이 없었다.
하긴 야생화가 피어있는 들판에서 데이트한적이 있기나 했었나?
꽃을 산다고?
금방 시들것을 돈이 아깝지.
결혼후에 아내생일날 물어봤었다.
"어이 숙, 이런날 꽃을 받고싶어?"
그러자 이사람 하는말.
"에이, 꽃은해서 뭐해요. 차라리 돈이나 아끼지."
그이후 아내의 생일날,
처제가 언니생일 축하한다고 꽃다발을 안기자 이사람,
엄청나게 좋아하는거였다.
그때 생각에도 그저 제남편 주머니에서 나가는돈이 아니니까 부담없이
좋아하는 거려니.... 생각만 했었는데.
오늘11월 28일, 음력 10월19일이 아내의 45번째 생일날이다.
바로 어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과연 내 아내는 꽃보다 돈일까?
꽃을 않산다고 돈으로 주는것도 아니건만.
그러다 또한번 내 이마를 세차게 한대 때리고 말았다.
"에그, 이멍청아."
"그게 그냥 꽃이기만 한거냐?"
"그 꽃이 바로 사랑의 마음을 전달하는 매개체인것을 어찌 모른단 말이냐."
"이 바보야."
냅따 꽃집으로 달려가 꽃바구니를 주문했더니 리본에는 무엇이라 쓸거냐고 묻는다.
한켠에는 <축 생일>을.
다른쪽에는 이렇게 써달라했다.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면서......>
그리고는 아침에 집으로 배달해 달라고.
오늘 아내생일날 아침.
일어나 생일축하 키스를 해주고 잠시 있으니 초인종이 울린다.
아내가 나가기전 얼른나가서 꽃바구니를 들고왔더니 아내의 눈이 화등잔 만하게
커진다.
한쪽 무릎을 꿇고 아내에게 꽃바구니를 올려주며 나직이 말했다.
"생일 축하하오 숙."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면서 이꽃을 올리오....."
입이 함박만하게 벌어지며 좋아 어쩔줄모르는 아내를 보면서 다시한번
속으로 되뇌었다.
"저렇게 좋아하는것을... 이 멍청한 남편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