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스크랩] 재수가 없을라니까. 운전하는 개? 개가 운전하는 차.

인천백작 2007. 11. 25. 17:35

내참,

재수가 없는날은 별일이 다 생긴단말야.

 

그전에,

어째 평소에는 얌전하다는 사람들도 자동차 핸들을 잡는순간 부터는

반 악마로 돌변하는 불가사의를 어떻게 설명하나?

 

10월달에 회사에서  체육대회를 하는데  그날따라 뭐가 이리도 않풀리는지

하는 운동마다 꼴등이요, 그많은 경품이 왜 내손에는 않오느냔 말이다.

 

이러구러 체육대회가 끝나고 동료 몇사람을 내차로 데려다 주는데

시내의 구 도로가 2차선으로 좁은데다 차량소통량이 주말이라 많았다.

서행하는 차량들속에서 앞을보니 골목에서 나오는 승용차 운전자가

양보해주기를 바라며 손신호를 하는데도 내 앞의 차량들은 무시하고 지나친다.

 

그런데 또 <양보> 하면 또 나 아닌가.

 

일단정지하고 신호를보내니 그 운전자는 고맙다는 손신호를 보내고 출발했고

그와 동시에 나도 출발할려는 그 시간이 아무리 길어야 5초나 됐을려나?

 

막 출발할려고 브레이크에서 발을떼는순간 뒷차가 빠~앙!

뗄려던 발을 다시 밟으며 생각이

"허허, 어느 젊은친구가 성질도 급한가보다."

하고는 다시 출발하려는데 이런~~

 

빠앙~~ 빵빵....!

 

순간 화악 치솟는 불같은 분노.

평소의 다른일 같으면 그저 그렇게 넘어갈수도 있을텐데 역시 운전이라.....

 

그 분노라는게 도저히 제어가 않되었고 이렇게 급하게 운전하면 않된다고

가르쳐야할 선배로서의 의무같은 생각에 사이드 브레이크를 걸어놓고 내려서

뒤차로 갔다.

좁은 도로에서 차량들이 꼬리를물고 밀리던말던 우선은 이것부터 해결해야했다.

 

내려서보니 이런.....

1톤트럭 운전석에는 약 60대 중반정도 보이는 노인이 앉아있는것이 아닌가.

선배로서 훈계한답시고 내리긴 했는데 이걸어쩌나?

 

그렇다고 그냥 갈수도 없는것.

최대한 공손하게 말했다.

"저, 뭐가 잘못된것 있습니까?"

 

그러자 이노인네 내가 만만해 보였는지 냅다 소리부터 지른다.

"아. 빨리가야 할거아녀?"

"내참, 아저씨. 그래봐야 10초입니다. 양보좀 하면서 사시죠."

 

이노인네,

아무말 없기에 내차로 돌아오는데....

 

되돌아서는 적에게는 뒤통수에 돌멩이를 던지지 말라고했다.

대결에서져 쓰러진 적을 용서하고 돌아서면 이 패자가 꼭 돌아선 주인공을

뒤에서 기습하다가 기어코 죽음을 당하는 내용은 영화에서도 자주 나오는데

이노인네가 그런 상식을 모르나보다.

 

냅다 하는소리.

"아, 빨리가란 말엿."

 

이런 젠장.

갈려고 가는놈에게 빨리 가라고하면 어쩌란 말인가?

이번엔 더욱큰 분노가 치솟았고 도저히 그냥은 못가겠기에

인상을 있는대로 쓰면서 돌아서는내가 무서웠는지

이노인네.

핸들만 잡고 잔뜩 주눅이 들어서는 겁먹은 눈으로 앞만바라보고 있다.

 

그 뒤에는 수십대의 차량이 꼬리를 물고 있는데도 내서슬이 너무 시퍼래서인가?

누구하나 나서서 말리는 사람이 없음이 또한 씁쓸하더라.

 

드디어 내속의 악마가 준동을 했는지 주변을 쩡~하게 울리도록 냅다 소리를 질렀다.

 

"야이, X자식아. 나이 처먹었으면  처먹은 값좀하고 살아라."

"이 X같은 자식이 아무데서나 승질부리고 X랄이냐? X랄이...."

 

정말 찍 소리도 못하고 앉아있는 노인이 불쌍하기도 하고 그만하면 되었기에

차로 돌아오니 동료가 무슨일이냐고 묻길래 대충설명하면서 출발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잠시후 생각해보니.

"이런........ 내가 무슨짓을 한거지?"

한참 연장자에게 개자식? 지랄?

아무리 운전이 어떻고 상황이 이러니 저러니해도 그렇지.

아니, 그게 내가한말 맞어?

 

평소에 욕이랍시고 해본적이 언제인지 모를만큼 막말은 하지않고 살아간다고

나름대로 생각했더니 이게 무슨꼴이란 말인가?

 

아무리 운전을 한답시고 있다해도 그렇지,

이것이 내모습이란 말인가?

 

어찌나 스스로에게 부끄러운지 다녀오는 내내 붉어진 얼굴이 화끈거리던

잊을수없는 날이었다.

 

그렇게 반성을하니 다음부턴 않그랬겠다구?

에이그.. 뭔말씀

 

이건 핸들만 잡으면 까맣게 잃어버리고 새로 시작하게 됩디다.

이그...... 

 

 

 

출처 : 재수가 없을라니까. 운전하는 개? 개가 운전하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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