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내 아내를 짝사랑하던 사나이.

인천백작 2007. 11. 3. 22:29

부부간의 믿음이란 우선은 내자신의 믿음에서 출발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주변에보면 외도가 심한 남자,여자일수록 자기 배우자의 행동하나, 말 한마디에도

혹시나.... 하는 의심의 눈길을 보냄을 여러번 보아왔다.

 

즉 그의 외도 상대가 다른 남,여 이다보니 자기 배우자 조차도 못믿는 스스로의

함정에 빠져 있으면서 끊임없이 집안에 풍파를 일으키더라.

 

그런데도 참고 살아내는 그 부부들을 불쌍하다고 해야하나,

그 인내심이 대단하다고 칭찬해야 하나를 혼자 곰곰이 생각해보곤했다. 

 

그동안 아이들이 어리니 자식농사부터 제대로 짓자며 아내를 가정에만

있도록 했었는데(물론 중간중간 직업도 가졌었지만) 아이들이 고1 고2학년이

되고보니 이제는 자신도 직장에라도 다니겠단다.

 

더이상 말릴 명분이 없으니 그러려마 하긴했지만 마음 한구석은 찜찜 하기만하다.

여자와 그릇은 내돌리면 깨진다는데.... 하는 말때문이 아니고 사실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어느정도의 남여사원간에 생길수있는 일들을 눈감아주고 지나야할일이

자주 발생 할수밖에 없는데  꼭 이나이에 그래야 하나 하는것을 생각해서이다.

 

하긴 나도 그러면서 누굴 걱정하나?

고양이가 쥐 생각해 주는건가? 내참.

 

드디어 아내의 직장생활은 시작되었고 아내의 활기찬 모습은 오히려 집안의

분위기를 띄우는데 일조하였는데 졸지에 내가할일이 늘어나 버렸다.

 

아내가 살림만 할때에는 가끔씩 생색을 내면서 해주는척했던 집안일들이

이제는 의무적으로 해줘야할일로 되어버렸으니....

 

시간 날때마다 세탁기 돌려서 세탁물 널고걷기, 청소기 돌리기등등.

단 밥하고 설거지야 아내의 특권(?)이고.

졸지에 집안일이 분업화 되었다. 휴~~

 

그렇게 약 2개월이 흐른후 아내의말이 회사의 사원들이 우리집에 놀러오겠다는데

어떻겠느냐고 묻는데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기에 그러라고했고

남여사원 7명이 저녁에 놀러와서 식사와 술한잔을 대접했는데....

 

그중 한남자사원이 가끔씩 내 아내를 바라보는데 그 눈빛에서 뭔가 다름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하긴 아내도 날보는 우리회사 여사원들의 눈빛을 읽었다더니.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다.

 

"어헐씨구, 이친구봐라? 이게 보는눈은 있어가지구."

"네가감히 내 아내를?"

"허허허 그런다고 무언가 될성싶니? 내 아내가 어떤사람인데."

"어디 헛물좀 크게 켜봐라."

 

그러고 몇일후 아내에게 넌지시 물었다.

그사람이 어떻게 대하더냐고.

 

잠깐 놀란듯하던 아내는 덤덤이 말했다.

약 한달전에 하는말이 주부 신입사원 중에서 가장 눈에  띄이더란다.

그래서 관심이 가더라고 하면서도 특별히 어떤 행동을 하지는 않으면서

주변을 빙빙돈다나?

 

그냥 그 정도 이길래 굳이 신경쓰지는 않지만 어느정도는 부담이 가는데 아무래도

직장에서 문제를 일으킬수는 없기에 놔두고 보는 중이라고.

이번에 우리집에 놀러오는것도 그사람이 주선한것이라고.

 

그런데 그사람.

그이후부터 집사람을 만나고 싶으면 꼭내게 전화를 하는거였다.

함께 식사나 술한잔 하자면서.

그러면서 다른사람도 꼭 둘셋씩 끼어서 즐겁게 술한잔 나누면서도 아내를 바라보는

그 애틋한 눈빛이라니. 어이구~~

 

뭐, 그렇다고 아내에게서 특별한 다른 행동이나 말이없으니 그럭저럭 지나는중에

1년후  다행(?)이도 그회사가 문을 닫았다.

 

아내가 다시 집안일만 하게된지 일주일후.

세면장에서 씻고나오다가 아내가 통화하는 소리를 어쩌다 몰래 듣게되었다.

 

"아니, 그때에야 한 회사에서 근무하니까 만날수도 있는거지만 지금에사

 무슨일로 만날일이 있겠어요?"

"그러니 이제 우리신랑도 쉬어야하니 그만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화는 끊어졌고 한참후에 아내는 내게 말했다.

 

"참내, 그사람 또 당신하고 술한잔 하자는데 어때요?"

"글쎄, 이제뭐 만날필요 있나?"

"그러게요, 그래서 아까 당신 씻고있을때 전화가 왔었는데 연락하지 말라고했어."

 

그후 그사람,

내게 두어번 전화해서 안부를 묻는척하더니 더이상 연락이없이 정리가 되었는데,

 

내참,

내 아내를 짝사랑하던 사람을 무덤덤이 바라보던 나.

이거 정상인가?

만약 내자신이 방탕한 사람이었다면 네가 밖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다녔기에

저런놈이 찝쩍 거리냐고 아내를  닥달하지 않았을까?

 

아내를 믿었다.

나를 믿는것처럼.

그래서 이미 거의 10여 년전의 이야기를 이렇게 담담이 쓸수있기도하다.

 

내가 미련맞은건가?

미련이라고 흉을봐도좋다.

이렇게 믿으면서 발등찍힐일도 없을거라고 생각하면서 살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