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태어나면 당신과 결혼? 절대로 않햇! 에구 우리마눌 참내.
아내와 마주앉아 미주알 고주알 종알대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뜬금없이 물어보았다.
"어이~숙. 다시태어나도 나랑 결혼해줄거지?"
아주 당연히 그럴것이라고 생각하고 물었는데 대답은 영 딴길로 새버리네?
"아니. 당신이랑은 할지몰라도 당신같은 사람이랑은 절대로 안할거야."
이기 뭔놈의 스님들 선문답같은 엉뚱생뚱한 말인가 글쎄.
당신이랑은 뭐고 당신같은 사람이랑은 또 뭐란말인가?
긴 이야기를 추가로 하고난 다음에야 뜻을 알게되었고 히히히 웃을수 있었다.
내 원참.
지금부터 하는얘기는 어디까지나 우리마눌의 말을 그대로 옮긴것일뿐 내가 생각하는말은 절대로
아니니까 딴 생각들은 말아주길. ㅎㅎㅎ
눈에 콩각지가 씌였느니, 한방에 눈맛이 가다보니 다른사람은 안보인다느니, 첫눈에 반해서 그대로
놓칠수없어 한것이 결혼이라느니 참 말도많다.
하긴 오죽하면 22살의 나이에 아직 결혼할때가 않되었노라는 사람을 붙잡고 내게 시집을 오게했고
그 쌩 고생을 해가면서 여기까지 왔을려고.
사랑이라는 그 한가지 조건외에는 내세울것도 없는살림에.
그런데 아내말이
"당신같은 멋진, 좋은사람과는 얼마든지 결혼하겠는데 어디 내놓기가 불안해서 당신같이 잘생긴 사람과는
두번다시 결혼하지 않을거야."
이건 또 무슨 논리가 이모양인지.
내가 그리 잘생겼나?
하긴 못난 얼굴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너무 점수를 후하게 주는것 같네그려.히~~
그런데 그다음 아내말이 가관이다.
30대시절 회사에서 여사원들이 수십명의 남자사원에대한 인기투표랍시고 한것까지는 그렇다 하더라도,
"그래 이 화상아".
"일등 축하한다고 준 꽃다발을 덥석 받아가지고는, 그걸또 조용히 감추든가하지."
"집에까지 가지고와서 자랑을하냐?"
"다른 여자들한데 인기좋은 남편이랑 사는여자가 얼마나 불안한지 알어?"
내참,
뭔얘기라구.
그다음,
"ㅇㅇ님 집에 놀러온다고 여사원들이 우리집에 놀러오는것 까지는 좋다이거야."
"당신을 바라보는 여사원들 눈빛이 어떤지알어?"
"그냥 상관으로서만 당신을 바라보는눈이 아니더란 말이야."
그래서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더니 여자는 여자의 눈빛을 안댄다.
젠장, 그래서 어쩌라구~~우.
그러면서 주구장장 늘어놓는말.
"내가 당신한테 왜 시집을 왔겠어?"
"키 크지, 늘씬하지,말 잘하지, 목소리는 어나운서 뺨치게 좋지,"
"거기에 여자들 좋아하는것은 잘 알아서 잘 챙겨주지,"
"여자들 먹는건 똑같이 잘먹고 잘 사주지."
"그뿐인가? 생기긴 어찌그리 미남이여?"
"지금이야 늙어서 한물갔지만 그 바탕이 어디가겠어?."
"그러니 당신같은 사람이 어딜가든 여자들한테 인기는 많을테고 특히나 요즘여자들이 맘에드는 남자들보면
옛날처럼 마음만 설레는게 아니라 언제든 공격적으로 댓쉬하는데 어디 불안해서 맘놓고 내보내겠냐구~우."
종알 종알 종알...............!
그러면서 하는말이 딸이 사위감이라고 잘생긴놈을 데려오면 무조건 반대딱지를 붙이겠단다.
ㅎㅎㅎ
자기같은 마음고생을 할까봐 그런대네. 참내 원.
그래서 우리마눌은 남편주변의 여인들을 친구,동창,동료따위로 구분하는 행위는 애초에 접어버렸댄다.
그저 우리남편을 언제든지 유혹할수있는 <여자>.
단 한가지로 통일했대나 뭐라나.
애고,
미안하우.
이렇게 낳아준 우리 부모님이나 원망할밖에.
상기와 같은 말같지도 않은, 제눈에 콩깍지는 알지도 못하면서 다시 태어나면 나랑은 결혼해도 나같은사람과는
두번다시 안한다는 괘변을 늘어놓는다.
참 착각도 이리되면 어디까지 갈수있는거지?.
하긴 늙어가면서 그런 착각이라도 갖고사는게 조금은 나을것도 같다.
내가 우리마눌을 탤런트나 여배우보다 헐 이쁘다고 착각하는것 처럼말이다.
그러고보니 내눈에 콩깍지도 아내못잖게 무쟈게 두껍구만.
에이,
그냥 이렇게 살다갈래, 우리는.
말리지들 말어....
엉?
누가 뭐라했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