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그램 마. 내 탓이다 씨.....

인천백작 2021. 12. 22. 18:06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 누가 그랬던가?

그러니까 아이가 하는 짓보면 그 주변 어른들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다는 뭐 그런 말이겠지.

 

이제 우리 나이에는 손주얘기가 자연스레 나오는,

그러다보니 예전엔 만원놓고 하라던 손주얘기가 이제는

좀 오르지 않았나?

지금은 오만원이라도 놓아야 손주얘기를 할수있는.

 

일단 놓았다치고 또 해보자.

손주얘기를.

 

내게는 딸이 낳은 외손이 셋인데 큰 손녀가 어느덧 11살이 되었다.

참 세월 빠르긴 빠르다.

 

그런데 이녀석이 주차장 건너편 동의 제집보다 제 외할미랑 자는게

그리도 좋은지 학교가는 평일에도 꼭 제 외할미랑 자겠다고 우리집에서

자는데 그러다보니 난 진작에 마누라 빼앗긴 홀아비가된지 11년째다.

 

그렇게 자고는 아침 일찍이 제집으로 가서는 준비하고 학교에 가는데

나 같으면 그게 귀찮아서라도 제집에서 자겠구만 그래도 할미가 좋댄다.

 

그리고는 이녀석,

확실히 조부모 밑에서 큰 놈들이 소위 말하는 싸가지?

뭐 그런게 없긴 없는데 뭐든지 제 할배,할매가 알아서 치닥거리를

해주다보니 어느땐 손가락 하나 까딱 하지않고 앉아서 시중을 받으니

이런 상전이 또 있나그래.

 

밥도 제 할미가 떠 먹여줘.

"물."

한마디면 할배가 벌떡 일어나 정수기에서 물떠다 바쳐.

이러니 싸가지?

눈을 씻고 찾느니 차라리 벼룩이 해부하여 간밑에 쓸개 찾는게 더 쉽겠다.

 

그래서 해주면서도 기가 막혀 한마디 했다가 본전도 못건졌다.

말은 또 어찌나 그리도 잘하는지 원.

 

"에휴,"

"저렇게 싸가지가 없어서야 원."

 

그러자 이녀석 숨도 안쉬고 냅다 대꾸하는 말.

 

"할아버지가 그렇게 키웠잔아."

 

으익?

하긴 그런가?

그러고보니 그말이 맞긴 맞는것같고.

 

그러면 이녀석이 이러는건 당연히 할배인 내 탓이네?

에휴.

누굴 탓하리요.

그리 만든게 나와 우리 마눌인것을.

 

ㅎㅎㅎ

그래도 귀엽다고 또 물떠다 바치는 난 또 뭔지.

이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