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부담주는 시아비.
아무래도 여인들에게 "시" 자들어가는 가족중에 마음에 부담없는
사람은 거의 없으리라.
"여자의 적은 여자." 라는 통념이 현대 사회에서도 사라지지 않는걸보면
그 뿌리부터 참 질기기도 하다는 생각이다.
그전 젊은시절 직장생활 할때에는 바쁘긴 뭐가 그리도 바쁜지 내 한몸 씻는것도
버거워 하면서 주변의 청결상태를 둘러 본다는것은 엄두도 못냈는데 요즘
초보 늙은이 시절을 맞다보니 일을 한다해도 아무래도 그리 바쁘지는 않아서
시간의 여유가 좀 있게되더라.
그런데,
시간이 있다보니 여유롭게 그냥 좀 쉬엄쉬엄 살아가면 그것도 좋을텐데
이게 이리저리 눈을 돌리다보면 뭐 이렇게도 눈에 띄는게 많은지 원.
안방이건 거실이건간에 T.V 와 장식장부터 검정 색이라 더 눈에 확 들어오는
홈시어터와 사운드바 위에 먼지들.
왜 그리도 뽀얗게 눈에 잘 보이느냐 말이다.
또 보이면 그런가하고 넘어가도 좋을것 같구마는 보이는대로 물티슈들고
닦아내고 있는 나를보면 내가 이리도 부지런한 사람이었나?
새삼스레 쪼끔 놀래보기도 하면서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비롯한
이물질도 그때 그때 보이는대로 주워서 쓰레기통에 집어넣고
좀 삐딱하게 놓인 물건이 있으면 바로 정리해서 놓아두고.
그러면서 가만 생각하면 지금 아직 아들놈이 장가가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혹여 며느리 앞에서 시아비란 내가 이런 행동을 한다면 며느리가 얼마나
부담 스러울까 생각되더라.
딸네집이나 우리집에서 그런다면 살림에 도움이라 생각할수 있지만 며느리
앞에서 이런다면 그것은 도움보다는 간섭으로 받아들이지 않을지.
예전에 우리 아버님 생전에,
이분은 시간 날때마다 걸레들고 당신의 방부터 가구까지 청소 하시는게
무슨 취미 생활처럼 그렇게 깔끔하게 유지를 하셨는데 그때까지는 몰랐다.
내가 그러기 전에는.
그 행위가 다른가족,
특히나 살림하는 여인에게는 부담이 될수도 있겠다는것을.
오늘도 물티슈를 상자에서 뽑는 나를보며 어이~숙이 한마디한다.
"이그, 그저 집안 내력이야 뭐야?"
흥!
그러는 저는.
남편에게 빨래부터 설거지까지 시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