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라도 좀 알고하자.
뭐,
하기사.
이유라고 딱히 말할게 있겠냐마는.
그래도 그렇지.
이건 왜 그래야 되는것인지 이유라도 좀 알고나 하자.
답이야 나와 있는거지만.
그전에 말한대로 우리 부부는 아침 식사후에 아내는 설거지 준비를 하는동안
나는 커피를 탄다고했다.
근데 얼마전 까지만해도 그냥 물 끓이고 커피잔 꺼내어 커피와 설탕 넣고 끓은 물
부어 휘휘 저어서 우리 부부 탁자에 앉아 도란 도란 얘기 나누며 마시기만하면
됐던것이 얼마전 부터는 혹이하나 달려버렸다.
이 손주놈들이 나이따라 돌아가며 커피잔에 커피 넣을때부터 시작해서는 탁자에 앉아
다 마실때까지 꼭 한놈을 한팔에 안고 해야하는게 무슨 행사처럼 돼버린거다.
지금 42개월된 큰 손녀가 그러더니 그놈이 졸업(?)하고 나서는 또 지금 35개월 되어가는
둘째 손녀 지나서 그 다음놈이 바톤을 이어 받았는데 그녀석이 이제 18개월
되어가는 막내 손자 녀석이다.
오늘도 커피잔 꺼내놓고 물 주전자에 물부어 렌지에 올려놓고는 커피를 꺼내는데 이
막내 손자놈이 내 무릎 앞에서 두팔을 번쩍 들고는 시위를한다.
얼른 안아 올리란거지.
커피 병 꺼내랴. 설탕병 뚜껑 돌리랴.
두손 가지고 바쁜데 이녀석까지 안으라니 안고난 다음 그 불편함이야.
모른척 병을 꺼내드니 이녀석이 난리가났다.
무릎을 툭툭치며 시위를 하더니 언제 우리집에 강아지가 있었던가?
아주 낑낑 거리는 소리가 애처롭다못해 서글프기까지 하더라.
기가 막혀 내려다보며 쓸데없는 소리를 한소리 해봤다.
"얌마, 내가 널 안아야할 이유를 세가지만 대봐라."
"그럼 안아주마."
이놈이야 뭔소린지 모르니 벙벙한 얼굴로 올려다보며 계속 시위를 하는데 곁에서
아내가 한마디 거든다.
"이쁘지."
"귀엽지."
"사랑 스럽지."
하긴....
그 외에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하겠나.
아니.
그 이유 아니면 또 어떤가.
네 녀석이 내 손자란 사실 한가지만 가지고도 충분한걸.
번쩍 안아 올리니 만족스런 웃음을 헤헤헤 흘리는 이녀석.
그래.
이놈아.
어디 이유가 그 세가지 뿐이겠나만.
더 큰 이유가 있는것을 알고있니?
널 안으면.
이 할배가 더 행복한게 제일큰 이유란다.
허허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