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벌써 찬 밥이여.
정말 지지리도 덥고 또 덥던,
아니,
아직도 무쟈게 더운 여름.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는 지겨운 더위.
근데 우리딸이 피서를 간댄다.
8월 4일부터 7일까지 동해안으로 3박 4일동안.
근데...
남자는 나이를 먹으면 그저 뒤치닥 거리나 해줘야하는 귀찮은 존재인가?
아니,
글쎄.
여자들 끼리만 갈거니까 남자는 빠지랜다.
그래 가지고는 맏처형과 우리 숙.
그리고 딸과 딸의 세 자식들.
그러니까 제 자식들 셋하고만 간대는거 아닌가.
작년에도 그렇게 다녀와 봤더니 얼마나 좋던지 역시 남자가 끼면 불편하대나 어쨌대나.
아니,
언제는 남자가 있어야 든든 하다면서 꼭 같이 안가면 지들도 안간다고 떼를 쓰던때가
바로 얼마전인데 이게 무슨 벌써부터 뜯어먹다 버린 개 뼈다구 꼴이냔 말이다.
이게 바로 찬밥 신세라는건가?
그걸 벌써 실감하게 될줄이야.
ㅠㅠ
암튼 버리고 간대는걸 억지로 따라 나설수도 없는것이니 엉뚱하게도 이제 16개월된
막내 손자 녀석에게 화풀이를 해댄다.
"얌마."
"너도 남자니까 빠졋!"
외할아버지 일갈에 멍~한 표정으로 내얼굴을 바라보는 손자녀석에게
우리 어이~숙이 한마디 보태는데 할말을 잊고 말았다.
얘는 아직 고추가 덜 영글었으니 여자들 틈에 끼워줘도 된단다.
아이구~~~.
그럼 그게 고추 때문이었어?
그렇게 여자들끼리 피서를 떠났고 그날저녁에 홀아비 셋이서 (맏동서, 나, 사위)
불쌍하게 버림받은 기념(?)으로 술잔만 축내고 있었다.
하긴,
오랫만에 남자들끼리 모이니까 홀가분 하기는 하더라.
잔소리 해대는 사람이 없다는게 이렇게도 개운 할줄이야.
물론 잠시 동안이지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