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Main toy 라고 해도될려나?

인천백작 2016. 5. 7. 13:32

우리 어렸을때  단 몇사람을 제외하고는 장난감을 푸짐하게 갖고 놀면서 자란 사람은

드물것이란 내 생각은 내가 그렇지 못했으니 남들도 그랬을 거라는 짐작일까?


글쎄?

내 주변을 보더라도 장난감을 풍부하게 가지고놀던 친구는 못보고 자란것 같아서 말이다.


우리 애들 키울때도 장난감을 얼마나 사주었는지 잘 기억에도없다.

다만 자라면서 필요한 자전거 같은것은 늦지않게 사주긴 했었다.


근데 요즘.

손주들 키우다보니 이것도 세태의 변화라면 변화겠지?

참 장난감도 푸짐 하다못해 넘치고 있으니 말이다.

제 애비와 어미가 가끔 하나씩 사들이는 장난감에다 어린이집에서 가끔 애들과 만든 장난감까지

참 다양 하기까지하다.


그런데 그중 몇가지만 제외하고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으니 그것은 장난감마다 하나같이

밧데리를넣어 소리가 나든지 작동을 하던지 반짝이는것이 대부분이더라.

그 소모되어 교체하는  밧데리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 거기에 더해서 이것들이 뭔 고장이 그리도

잦은가 말이다.


일단 어떤 동작을하던 장난감이 그 동작을 못하게되면 그것은 더이상 장난감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되더라.

아무리 귀엽고 잘생긴것 이라도 말이다.


그런데 그 장난감 가격이 정말 어린애 장난이 아니니 한번 고장 났다하여 버리고 다시 사기에는

아까운건 둘째치고 경제적으로도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도대체 애들 장난감을 만들려면

애들이 집어 던지거나 두들기더라도 견딜수 있도록 만들어야될것 아닌가 말이다.


한번 두들기거나 밟으면 그대로 고장이니 어째 이모양인지.


몇년전에 미국에서 중국산 곰인형을 수입 검사에서 불합격 시키고 킅레임을 걸은적이 있는데

이유는 곰인형 눈알이 떨어질수 있으며 아이들이 그 눈알을 집어 삼킬수 있다는것 때문이었댄다.

그런데 이건 떨어진 눈알을 집어 먹지만 않으면 된단 말인지 그 놈의 고장은........... 쩝.


그런데,

또 내 전공이 무엇인지 잘아는 친구들 많지?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그 계통에 30 여년간 종사했으니 내가 그런걸 그냥 놔둘리가 없잖은가 말이다.


한 예로 요술봉같은 장난감에  스위치를 누르면 음악이 나오면서 불빛이 깜빡이는것이 큰놈것,

작은놈것해서 두개가 있다.


두녀석이 그것을 하나씩 쥐고는 음악을 틀어놓아 들고있으니 신이났던 모양이다.

이놈들이 그것을 들고는 신나게 춤을추며 휘두르다 어디에 살짝 퉁 부딪치니 이런,

소리가 깜빡 죽어버리네?


애들이 가져와서는

"할아버지, 소리가 안나."

"그럼 할아버지가 어떻게 해줄까?"

"할아버지가 고쳐줘."


허허허

이놈들도 이 할배가 어떤 재주를 갖고있는지 잘 아는가?


암튼 그놈을 나사를풀어 분해하니 이런 고약한 녀석들 같으니.

그 안에 직경 2인치짜리 스피커가 있는데 그 스피커를 좀 단단히 고정시켜 놓을것이지.

글쎄 그 스피커와 케이스 사이에 접착제를 두곳만 살짝 발라 놓았으니 조그마한 충격에도

스피커가 떨어져 안에서 굴러버리니 납땜한 선이 떨어지며 스피커 코일을 접속해놓은 단자대까지

파손된것 아닌가.

하여튼 이놈의 마데 인 차X나.


일단 스피커 주변을 비잉 돌아 강력 접착제를 넣어 붙이고는 머리카락의 4분의1 굵기의 코일선을

정밀 작업용 핀셋 (10년전에 3만원에 구입했다.)으로 끌어 내서는 조심스레 납땜해서 고정해주니

수리끝.

짱~~ 하면서 힘차게 나는 소리에 좋아하며 뺨에 쪽 뽀뽀해주는 손녀 손에 넘겨주었다.


그런식으로 장난감들을 수리해주니 새 장난감 교체 주기가 길어지는게 우리 손녀들에게 좋은일인지

좀 손해나는 일인지 잘은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장난감들이 아이들의 지능 향상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아무래도 차분한 정서의 발달에는

좀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 하던차에 손녀 두녀석이 이런것들을 가지고 놀다가 지루하면 꼭 하는

행동이 있음을 알게되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베게로 사용하는 인형을 가지고나와 꼬옥 안고 다니거나 끈으로 업고 다니는

것이었다.


그래,

아이들이 최종적으로 마음으로 갖고 놀수있는 장난감.

그런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름하여 Main toy 라고 할수있는것 말이다.


그래서 서울쪽에 일을보고 만남의광장 휴게소에 들려보니 인형을 파는 가게가 있었고 그곳

인형들을 사진을찍어 손녀들에게 보여주며 어떤것을 사줄까 물으니 이녀석들,

다 좋댄다. ㅎㅎㅎ


며칠후 그곳에 들러 길이 약 60센티쯤 되는 부드러운 외피를가진 인형을 두개 사가지고 집에왔다.

문밖에 일단 인형을 놔두고 문을열고 들어가니 우르르 덤벼드는 큰손녀에게 우선 한개를 가져다

주어보니 무어냐고 묻는다.


뜯어보라 했더니 봉투를뜯어 인형이 나오자 환호하며 좋아하는 큰손녀.

둘째 녀석은 눈만 동그랗게 뜨더니 하는말.

"내 껀...."


가만히 있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울먹 울먹 하면서 금방이라도 눈물을 한바탕 쏟을태세.


얼른 문밖에서 하나를 마저집어 내어주니 두녀석 입이 함지박 만하게 벌어진다.

그렇게 인형을 사다준지 어느덧 2개월.

두 손녀는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지루해지면 곧잘 그 인형들을 업고 안고다니며

엄마 노릇을 톡톡히한다.


내가 유아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다른 장난감보다 인형을 가지고놀때 아이들 얼굴이

더 평온해 보이는건 나만의 착각일까?


지금 이 글을 쓰던 중간에 큰놈이 인형을 가지고 오더니 털이 빠진단다.

털?

이 인형은 털이 없는데 웬털?

인형을보니 목 부분 봉제선이 뜯어져 내부 쿠션 솜이 삐어져 나오고 있었다.


글 쓰다말고 인형을집어 솜을 밀어넣고 바느질로 꿰매주고는 다시 글쓰기 완료.

나중엔 장난감 수리해주다 해주다 바느질까지.

참 별짓을 다한다.


그래도 행복하다.

흐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