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암 이상한 날.
일이 꼬일래니까 정말 이상하게도 꼬인다.
아니,
꼬였다.
서울쪽에 일을보고 경부 고속도로로 하향 하던중 그놈에 시계의 알람은
정확히도 울린다.
"꼬로~~록!"
시간은 어느덧 12시 20분.
만남의 광장 휴게소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시켰는데 밥공기 하나 가지고는 조금 적겠고
두공기를 하기엔 좀 많겠고.
그래서 이쁜 식당 아주머니에게 밥좀 더 달라 부탁했더니 밥공기를 가져간 이 아주머니,
이런........
아예 밥공기위에 산 하나를 쌓아가지고 오네그려.
정말로 이쁜 사람은 하는 행동도 이뻐요.
우리방 어느 여친처럼.
ㅎㅎㅎ
오전 내내 털털거리며 돌아 다녔더니 뱃속에 동굴이 뚫린듯 허전한 판에 이 많은 밥이
참으로 반갑구나. 흐흐흐...
뚝딱은 좀 그렇고,
뚜두 다딱 해치우고 국까지 한사발 꿀꺽 하고 반찬들까지 싹쓸이한 빈 식판을 반납하고
돌아서는데 오히려 속에서는 불만이 슬금슬금 솟아오른다.
"젠장, 휴게소 밥은 배가 안부르단 말야... 투덜 투덜......
정말 휴게소에서 먹는밥은 이상하게 배가 안부르더란 말이다.
그런데......
식수대에가서 물 두컵을 연달아 벌컥 벌컥 마시고 났더니 윽!
빠앙 빵 하게 쑤우~욱 부풀어 오르는 배.
아고,
투덜 거린거 사과할께.
그런데 잠시후 울리는 전화,
내용인즉 내려오는 길에 ㅇㅇ회사에 들려서 화물을 ㅁㅁ회사로 이송하란다.
일이야 준다면 고맙지 뭐.
정말 오랫만에 휴게소 밥에 부른 배를 붙잡고 차로 돌아오니 이런 고약한.
내차 운전석 문짝쪽에 바짝 주차 되어있는 승합차.
생각이 있는거야? 없는거야.
나보고 어떻게 차에 오르라고 이렇게 주차 한거지?
매너라곤 벼룩이 간 만큼도없는 아름답게 친한 놈 같으니라구.
차창에 연락처가 있거나 없거나 자기 딴에도 뭔가 급한게 있으니까 급하게 하다보니
이렇게 한것 아닌가하고 오지랍 넓게 생각하고 어서 가서 화물을 실어야하니
내가 조금 불편을 감수 하기로했다.
조수석으로 올라가 그 좁디좁은 공간을 가로질러 운전석으로 이동을 하는데....
가뜩이나 좁은 공간에 빵빵하게 부른배가 이렇게도 방해가 될줄이야.
조수석 시트 앞 공간에서 몸을돌려 기어봉 넘어서 한발 집어넣고
뚱뚱해진 배를 핸들과 시트 사이에 구겨, 아니 아예 꾸겨넣고 낑낑.....
그렇게 어렵사리 자리에 앉아 키를 돌려 시동을 걸었다.
끼리릭~~부르릉..........
근데 내가 시동을 거는 순간에 비슷한 시동 소리가 왼쪽에서 들린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까 내차옆에 바짝 붙여서 주차했던 그 승합차가 뒤로 스르르 미끄러져
나가는것 아닌가.
이런 떠그럴.....
참 이상하게 일이 꼬이네 그려. 쩝.
암튼 휴게소에서 나와서 ㅇㅇ 회사에 도착하여 담당자를 만나니 이사람.
조금 미안한 표정으로 그 화물 운송건은 취소됐단다.
전화 하려는데 내가 너무 빨리 도착하는 바람에 미처 연락을 못했다고.
그러면서 회차비(취소 되었을때 거기까지 운행한 비용을 일부 보전해주는 실비)를
지급할테니 섭섭해하지 말라고.
또 꼬였네.
에라,
일 꼬인김에 일찌감치 집에나 가자하고 아파트 현관문을여니.
"꺄악~~~!"
하는 삼중 합창과 동시에 우르르 덤벼드는 나의 귀엽디 귀여운 세 손주 녀석들.
평소보다 일찍 들어온 이 할배를 좀더 오랫동안 가지고 놀수(?) 있다는게 이리도
신나는 것이렸다?
그날
난,
그 세녀석에 의해서 짓 이겨져 아주 완벽하게 떡밥 돼버렸다.
그래도......
일 하는것보다 행복했다.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