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냅둬라 냅둬!
도대체 뭘 남겨놔야 말이지?
그렇게도 30년도 훌쩍 넘길동안 긁어먹고 갉아 먹었으면서 뭘 또 뺏어 먹겠다고
그렇게까지 껄떡 거리느냐 말이다.
누가 그러느냐고?
아니,
이 친구들아,
척 하면 착 하고 알아 들어야지 일일이 말해줘야해?
우리 싸랑 하옵는 어이~숙 말이지 누구겠어?
하여튼 말이야,
이노무 마눌님과는 내가 외출 했다가 집에 돌아오면 가끔씩 티격태격 작은 전쟁을 치른다.
별일 때문에 그러는것도 아니다.
자꾸만 내것을 뺏어다가 엉뚱한 놈에게 줘버리는 바람에 그렇게 되는거다.
밖에서 돌아와 옷을 갈아입으려 안방으로 들어가면 아내는 쫄래쫄래 내뒤를 따라온다.
그렇다고 따라 들어와서 내가 벗어드는 외출복이라도 받아주면서 그러면 또 그나마 귀엽다고
할만도한데 그게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는거다.
내가 옷을 벗기전에 주머니로 손을 넣으면 그때부터 우리 아내의 눈빛은 바야흐로 광채를
발하기 시작한다.
밖에서 식사를 하게되면 씹으려고 두어통 사 넣었던 껌.
꺼내서 내놓으면 어느새 아내손은 그것이 바닥에 닿기도전에 아주 반가이 덥석 움켜
잡아 버린다.
그리고는 조용히 가져 가기나 하던지.
"아유~~~!"
"내가 껌이 없는걸 어떻게 알았대?"
말 끝나기 무섭게 이미 껌은 아내의 핸드백 속으로 사라져 그 껌이 내 주머니에 있었다는
사실은 역사에 기록으로 남아버리고 끝난지 오래다.
투덜 거려야 소용없다.
여기저기 작은 물건들 사느라 쓰고남은 동전들을 꺼내어 우르르 쏟아놓으면 그 반색하는
표정이라니.....
"와~~~아~~!!!!!"
"우리 돼지 올만에 밥 먹게 되었네?"
그말 시작과 동시에 동전들은 아내손에 쥐어져 서랍장위에서 기대에찬 만족스런 미소를 씨익
짓고있는 금빛 돼지 저금통 속으로 한개 한개 사라져 가버린다.
땡그렁~~~!
똥그랑~~~!
똥~~~!
아마도 돼지 저금통의 불룩한 그 배에는 그렇게 강탈당한 내 동전이 반은 되지 않을까?
그다음에 내어놓는 물건은 어느새 외손녀 손에 장난감으로 상납(?)되어있고 다음에 꺼내
놓는것은 또 그대로 어디로 사라지고 그렇게 다 빼앗기고도 옷을 갈아 입고나면 그래도
한가지는 남는다.
그 남은걸 내려다보면 우리 어이~숙은 기어코 염장지를 한마디를 내 뱉고야만다.
"뭐해욧?"
"빨래 담가야 될것아냣?"
거기에 덤으로 한마디 더.
"나갔다 들어와 벗어놓으면 다얏?"
그 짧은 시간동안에 잽싸게 강탈(?)해간 물품들에 대해선 어느새 잊어버린,
아주 뻔뻔하고 빤빤하기 그지없는 표정이다.
"내가 뭘?" 하듯이.
아휴~~~~.
조 여편님이 쪼끔만 덜 귀여웠으면 그냥 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