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나,이자리에서 일어나기 싫어.

인천백작 2012. 4. 3. 06:56

이게 뭐

딴얘기가 아니다.

 

우리 부부 대화는 거의 항상 이모양이니까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 식탁에 마주앉아 아직 식사할 생각은없고....

 

그러다보니 어제 저녁에 좀 과했나?

속이 좀 니글 거리는게 영....

이럴때 한가지 좋은 방법이 있으렸다.

바로 해장이지 뭐.

 

아침부터 독한술로 해장하기는 그런것 같다는 생각에 내가 일어나

냉장고에서 맥주병을 꺼내오니 아내의 표정도 흡족한 빛을띈다.

 

하여튼 부부가 닮아도 꼭 이런것까지 닮을필요는 없을것 같구마는.... 쩝.

 

암튼 맥주 한잔씩을 따라서 한모금씩 마시고는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데 이런...

 

아랫쪽에서 소식이 들려온다.

작은 엄마가 어서 보잰다나? 어쩐대나.

 

일어나긴 일어나야 되는데 왜 이렇게 싫은거야?

앉아서 뭉기적대는 나를보고 아내가 말한다.

 

"어서 다녀오지 그래요?"

 

거기에 내 대답.

"싫어, 당신앞을 떠나기 싫단말야."

 

참내.

떠나기 싫으면 어쩔건데?

하여튼 우리부부 대화가 항상 이모양 이라니깐.

 

등산복 판매장에서 아내가 모자를 써보고는 내게 묻는다.

"이모자 어때요?"

 

내가 퉁명스럽게 답해주었다.

"묻지도 말어 이사람아."

"물어볼 사람에게 물어봐야지."

"아, 내게 당신이야 어떻게 있어도 최고란거 몰라서 물어?"

 

매장안의 여직원들이 뒤집어진다.

 

봄자켓중 분홍색을 입혀서 거울앞에 서게하고는 아내뒤에 내가 서서

중얼거린다.

"그대가 이옷을입고 진달래 밭에서면 당신이 진달래인가 진달래가

 당신인가 헷갈릴것 같구나."

 

매장의 총각 사원이 눈을 동그랗게뜨고 큰소리로 묻는다.

"신혼 이세요?"

 

ㅎㅎㅎ

이 나이에 신혼?

거참.